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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0시축제 현재존, 문화예술의 오늘을 말하다
DJRC   2025-09-16 14:50:28   11

대전 0시축제 현재존, 문화예술의 오늘을 말하다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락팀 황주형

 

 도시는 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을 규정한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비전 사이에서 오늘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도시의 정체성을 결정짓는다. 올해 열린 2025 대전 0시축제의 현재존은 바로 그 오늘을 증명하는 공간이었다.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부제를 걸고 펼쳐진 현재존은 대전이 과학과 산업의 도시라는 기존의 인식에 더해,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시민과 호흡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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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장면은 99색 퍼레이드였다. 매일 다른 주제를 담아 중앙로를 가득 메운 행렬은 도시가 가진 다양성을 압축해 보여주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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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와 기계, 청년과 예술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행렬은 대전이 결코 단일한 색채만을 지닌 도시가 아님을 증명했다. 거리 한복판에서 시민들과 가까이 호흡하는 퍼레이드는 단순한 축제적 볼거리를 넘어, 대전이라는 도시의 살아있는 맥박을 드러내는 문화적 언어였다. ‘99이라는 표현이 말하듯, 도시의 현재는 단일한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빛깔이 겹겹이 쌓여 이뤄진 합창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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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진 시립예술단의 문화공연은 도시가 가진 예술적 자산의 깊이를 보여주었다. 오케스트라의 장중한 선율, 무용단의 세련된 몸짓, 합창단의 화음을 통해 대전 시민들은 예술이 지닌 치유와 환희의 힘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일상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공연이 도심 한가운데 펼쳐진다는 사실은, 문화예술이 특정 공간이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재임을 환기시켰다. 대전시립예술단은 오랫동안 쌓아온 기량을 이번 축제에서 시민과 나누며, 도시 문화 인프라가 지닌 저력을 증명해냈다. 이는 곧 대전의 오늘이 문화예술을 일상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 것은 꿈돌이 아이스호텔이었다. 대전 엑스포의 상징인 꿈돌이를 소재로, 무더운 여름 속 시원한 환상의 공간을 구현한 아이스호텔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장치였다. 1993년 대전 엑스포가 남긴 기억을 오늘날의 축제 공간으로 재해석하며, 시민들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캐릭터 체험으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회상으로 기능한 아이스호텔은, 축제가 단순한 소비적 즐거움이 아니라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적 사건임을 입증했다. 현재존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지금 여기를 보여주듯, 꿈돌이 아이스호텔은 과거의 자산을 현재의 놀이로 되살려낸 상징적 공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발길을 모은 것은 K-POP 콘서트였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아이돌과 뮤지션들이 대전의 중심 도로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순간, 도시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모했다. 수많은 청춘이 환호하고, 세대가 뒤섞여 박수를 보내는 현장은 한국 대중문화가 가진 힘을 실감케 했다. 대전이라는 지역적 경계가 무너지고, 세계적 문화 코드인 K-POP이 도시의 현재를 국제적인 무대로 연결해 주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문화예술의 오늘은 더 이상 국경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대전의 중심에서 울려 퍼진 K-POP의 리듬은 도시가 글로벌 문화 흐름과 공명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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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현재존은 단순히 몇 가지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었다. 퍼레이드가 보여준 다양성, 시립예술단이 전한 예술적 깊이, 꿈돌이 아이스호텔이 불러낸 세대 간 기억의 공유, K-POP 콘서트가 만들어낸 세계와의 연결. 이 모든 것은 대전이라는 도시가 현재를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응답이었다. 현재존은 우리에게 묻는다. “대전의 오늘은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동시에 대답한다. “대전은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결국 축제의 현재존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도시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성찰하고 미래를 그려내는 장치였다.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오래된 이름 뒤에, 문화예술의 힘으로 오늘을 풍요롭게 살아내는 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덧붙이는 과정. 9일간의 여정은 도시가 오늘을 어떻게 꾸려갈 수 있는지 보여준 값진 실험이었다. 대전 0시축제의 현재존은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