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시민기자단_최병성
근현대 시대상과 그 시대에 살았던 신여성에 관한 전시인 2022 테미오래 상반기 기획전, ‘관사촌 人 이야기 [김우영, 그리고 나혜석]’에 방문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테미오래에서 거주하였던 김우영과 그의 두 번째 부인 나혜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舊 충청남도 관사촌인 테미오래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충청남도지사와 고위 관료들의 숙소로 사용되었고, 이후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기 전까지 충청남도의 역대 고위 공무원들이 거주하는 관사였으나 대전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하여 예술공간 및 전시장으로 개조되어 다채로운 예술행사 및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테미오래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테미오래’라는 명칭은 2018년 공모를 통하여 변경되었으며, 관사촌이 위치한 마을의 이름은 ‘테미’와 테미로 오라 및 테미의 오랜 역사를 중의적으로 의미하는 ‘오래’를 붙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근현대사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전시민들의 쉼터, 테미오래에서 거주하였던 인물들을 통하여 다양한 삶의 양식에 대한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관사촌 人 이야기 [김우영, 그리고 나혜석]’, 지금부터 이 전시회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관사촌 人 이야기 [김우영, 그리고 나혜석]은 Part 1. 관사촌 人 이야기 [김우영, 그리고 나혜석]으로 시작하여 Part 2. 나혜석의 사생활, Part 3. 나혜석의 글 그리고 그림, Part 4. 신생활에 들면서, Part 5. 참여공간 순서로 감상이 진행됩니다. 1940년 충청남도 참여관 겸 산업부 사무관으로 3년 동안 관사촌에 거주하였던 김우영을 기준으로 하여 상반기에는 그의 두 번째 부인 나혜석에 대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마지막 부인 양한나의 전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1932년에 지어진 건축물에서 전시가 진행됨에 따라 당시 주택 구조를 살펴볼 수 있음과 동시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당시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구 사조에 따라 등장한 신여성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는 점은 전시회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관사촌 人 이야기의 주인공, 김우영은 시대의 이슈메이커 신여성 나혜석의 남편이었습니다. 1886년에 태어나 1918년 7월 교토제국대학 법률학과 및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우영은 1919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로 활용하였으며, 1921년부터 1927년까지 일본 외무성 관리로 만주 안동현 부영사를 역임한 이후 나혜석과 결혼하였습니다. 그러나 결혼 10년 만에 이혼하게 되었으며, 1936년 부산의 여성 사회사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양한나와 결혼하였습니다. 김우영의 첫 아내인 나혜석은 한국 최고의 여성 서양화가였으며, 그림과 문학 등 다방면에 재주가 있어 화가뿐만 아니라 작가로도 활동하였습니다. 나혜석은 식민지 조선사회의 가부장제가 가진 모순을 비판하는 “이혼고백장”(1934), “신생활에 들면서”(1935) 등을 발표하며 남성 중심 사회에 질타를 가했으며, “모(母)된 감상기”(1923)를 통해 ‘자식이란 모체의 살점을 떼어가는 악마’라는 강렬한 어조로 모성애는 여성의 본능이 아니라는 것을 조선 여성 최초로 사회에 제시하여 시대의 선각자로서의 행보를 이어 나갔습니다. 김우영과 결혼한 후 미국 및 유럽 시찰을 하러 가게 된 남편을 따라 여행길에 오른 나혜석은 ‘조선 최초의 구미 여행에 오른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으나, 여행길에서 만난 최린과의 불륜으로 인하여 귀국 후 김우영과 이혼하였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지녔으나 시대로부터 외면받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 나혜석은 현대에 와서 여성 해방의 선각자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관사촌 人 이야기 [김우영, 그리고 나혜석]은 시대의 선각자로 사회의 비난과 정면 승부하였던 나혜석, 그리고 고위 공무원과 그 가족들의 삶의 흔적에 따라 걸으며 화려한 혹은 애잔한 모습들을 읽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전시입니다. 2022년 4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회에 방문하여 원도심에서 일어난 옛 시대의 시대상을 돌아보면서 김우영과 나혜석의 삶을 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