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퇴역 군함과 잠수함이 문화공간으로, 서울함공원

시민기자단_남혜경

잠수함과 함정이 있어야 할 곳은 강이 아니라 바다입니다. 그런데 서울의 젖줄이라는 한강에 2척의 함정과 1척의 잠수함이 나타났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났나? 걱정하지 마세요. 군 복무(?)를 다 마친 퇴역 군함이니까요. 서울함공원은 은퇴한 군함을 도시재생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서울함공원 전경

서울함공원 전경

서울시 마포구 망원한강공원에 있는 서울함공원은 30년간 해양 수호의 임무를 수행하고 퇴역한 서울함을 비롯해 참수리호, 잠수함 등 총 3척의 퇴역 군함을 이용해 조성한 함상 테마파크입니다.

서울함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3척의 군함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외관은 물론 내부 공간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망원한강공원일까요? 이곳은 조선시대 수로 교통의 중심인 양화진 근처로 수도 한양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던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서울함공원은 잠수함이 있는 안내센터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참수리호가, 오른쪽에는 서울함이 각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돌고래급 잠수함 외·내부

돌고래급 잠수함 외·내부

잠수함은 1991년부터 2016년까지 단독 특수전 침투 임무, 파괴, 정찰의 임무를 수행하던 190톤 규모의 돌고래급 잠수함입니다. 잠수함 우측을 절개해, 복잡한 내부를 더욱 넓고 안전하게 잠수함 내·외부를 관람하며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잠수함의 전체 길이는 25m이며, 속도는 수중에서는 9노트, 수상에서는 16노트입니다. 탑승 가능 인원은 승조원 6명과 침투 요원 8명입니다. 승조원들이 휴식을 취했던 침대와 식탁을 지나 기관실로 나왔습니다. 보고 또 봐도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단 하나, 망원경처럼 생긴 잠망경은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봤으니까요. 기관실에 있는 장비들은 조작할 수 없지만, 잠망경은 직접 운전이 가능합니다.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거, 쉿~ 우리만 아는 비밀입니다.

서울함 스크루

서울함 스크루

스크루는 배에 장치된 추진용 회전 날개입니다. 서울함공원에는 2개의 스크루가 전시되어 있는데 1,900톤급 군함인 서울함의 스크루입니다.

참수리호 외·내부

참수리호 외·내부

잠수함 전경

잠수함 전경

참수리호는 1978년 건조되어 우리나라 연안 경비와 보안을 담당했던 전장 37m, 전폭 6.6m, 배수량 130t의 고속정입니다. 2002년 서해 제1연평해전과 제2연평해전에 참전한 동급 기종입니다.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어, 조타실, 통신실, 데크 등 참수리 고속정 내 업무공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탑승 인원은 30명이며, 20mm 기관포 1~2문과 30, 40mm 기관포 각 1문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조선 수군부터 현재의 대한민국 해군, 옛 배와 현대 군함의 이야기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참, 잠수함이 얼마나 크면 안내센터를 뚫고 나왔을까요? 그 웅장함에 넋을 잃고 참수리호에서 잠수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습니다.

서울함

서울함

서울함은 1984년에 국내기술로 건조되어 30년간 우리나라 영해 수호의 임무를 완수하고 퇴역한 울산급 호위함입니다. 1,900톤 규모로 전장 102m, 전폭 11.3m의 한국형 호위함으로, 함수와 함미 갑판은 한강의 아름다움 석양과 어우러진 이색 포토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사격통제레이더, 전자광학 추적기, 대공 및 대함레이더에 하푼 미사일, 어뢰, 미스트랄 등은 밖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1층에는 침실, 매점, 식당 등 생활공간이 있으며, 2~4층에는 함장실, 전탐실, 레이더실, 조타실 등 업무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하는 승조원과 장교 식당 및 기관조종실, 기관부침실 그리고 30미리와 76미리 함포 탄약고 등이 있습니다.

서울함은 축구장 길이와 비슷한 크기로 선체 높이는 아파트 8층 높이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3차례에 걸쳐 순항 훈련에 참가해 국위를 선양했으며, 1990년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참가하는 환태평양 훈련(RIMPAC)에서 한국해군 최초로 탑건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원형 그대로 보존해 해군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로와 계단이 좁아서 이동하는 데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함에 참수리 고속정 그리고 잠수함까지 서울함공원으로 인해 우리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진귀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새로움을 창조하기도 합니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바다를 누비던 함정과 잠수함을 강에서 만날 거라는 것을요. 서울함공원은 가장 혁신적인 도시재생 성공사례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