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옛 정수장에서 친환경 호수공원으로, “서서울호수공원”

시민기자단_남혜경

서서울호수공원 소리 분수

서서울호수공원 소리 분수

비행기 소음을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유독 이곳에 가면 그 소음을 기다리게 됩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이때 잔잔하던 호수는 물줄기가 뿜어냅니다. 비행기 소음을 벗 삼아 소리 분수가 가동합니다. 옛 정수장은 도시재생을 만나 호수공원이 되었고, 소리 분수는 서서울호수공원의 명물이 됐습니다. 서서울 호수공원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서서울호수공원 입구

서서울호수공원 입구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은 옛 신월 정수장이 문을 닫으며 도시재생으로 재탄생한 친환경 공원입니다. 1959년 인천시 김포 정수장으로 문을 연 옛 신월 정수장은 1979년 서울시에 인수된 후 하루 평균 12만 톤의 수돗물을 공급했습니다. 2003년 정수장 정비계획에 따라 가동이 중단된 후, 50년 만에 물과 재생을 테마로 조성된 시민의 쉼터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서서울호수공원 앞에 있는 공간은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 수도를 공급했던 김포가압장으로 2003년 정수장과 함께 폐쇄됐습니다. 하지만 정수장이 호수공원이 되듯, 김포가압장은 도시재생을 만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술교육 전용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공간을 인위적으로 허물거나 개조하지 않고, 야외 대형 수조와 배전반실, 크레인실 등 기존 형태를 최대한 살려냈습니다.

서서울은 서울의 서쪽이란 뜻인데, 그럼 호수공원은 무엇일까요?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호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였으나, 옛 정수장에 축구장 2.5배(1만9000㎡)에 달하는 호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옛 정수장에 있었던 호수는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 지역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현재의 공원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문화테크광장과 옥상정원

문화테크광장과 옥상정원

높다란 미루나무가 있는 문화데크광장은 호수를 바라보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김포공항과 가까워 실물 크기의 비행기를 볼 수 있으며, 소리 분수와 비행기의 그림 같은 풍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문자센터 건물 옥상은 정원으로 꾸몄습니다. 가장 먼저 콘크리트 기둥이 눈길을 끕니다. 구여과지동의 튼튼한 버팀목이었던 기둥을 그대로 남겨 파고라 구조물로 재해석했습니다. 단단하고 직선으로 뻗은 철근과 푸석하고 우둘투둘한 콘크리트 기둥은 옛 정수장이던 어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정수장이던 회색빛 옥상을 벗어나, 등나무와 담쟁이덩굴이 기둥을 감싸 안으며 콘크리트는 녹색의 정원으로 변신 중입니다.

몬드리안 정원과 재생 정원

몬드리안 정원과 재생 정원

몬드리안 정원은 기존 정수장 침전조를 이용해 대표적인 추상화가 몬드리안 구성기법으로 조성된 친환경 정원입니다. 수직, 수평의 선이 조화를 이루며, 옛 정수장의 침전조를 그대로 살려내어 과거의 기억과 공간적 특성을 부여합니다. 옥상 공원처럼 과거의 기억은 남겨두고, 여기에 자연을 더해 다름이 아닌 융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옛 정수장에 사용했던 수도관을 활용해 만들어진 재생 정원은 잠시 쉴 수 있는 벤치조차 녹슨 수도관을 재활용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쓰임을 다하면 무조건 버려야 한다는 이제 옛말입니다. 원래 갖고 있던 쓰임이 끝나면,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면 됩니다. 서서울호수공원은 옛 정수장의 호수와 수도관 그리고 콘크리트 기둥을 재생시켜 친환경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흉물스러운 회색빛 공간은 도시재생을 통해 푸르른 숲이 되었고, 사람들이 즐겨 찾는 쉼터로 거듭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