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만인산과 만인지적 단상

시민기자단_홍경석

사진1, 2

만인산자연휴양림은 대전시 동구 산내로 106번지에 위치합니다. 주변엔 압권의 풍광을 자랑하는 휴양림과 태조대왕 태실, ‘깻잎의 고장’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 추부면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그래서 연중무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휴식 및 스트레스까지 해소하고 있지요. 만인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게 모 호떡집입니다. 그런데 이 매점은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났다’를 자랑하고 있지요.

이는 시끄럽고 어수선한, 그리고 호들갑스러운 상황을 표현할 때 쉬이 쓰는 말입니다. 그만큼 영업이 아주 잘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길게 줄을 서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호떡을 산 뒤에 찾아야 할 곳은 싱그러운 숲에서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숲캉스’입니다.

사진3

맑은 계곡과 활엽수까지 울창한 산림을 거닐자면 피톤치드 가득한 상쾌한 삼림욕에서 비롯된 신선함으로 인해 흐릿했던 정신까지 맑게 깨어나 치환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지요. 이곳을 지나 발길을 묶는 곳은 단연 분수 연못입니다.

터줏대감으로 추측되는 거위 부부 한 쌍이 이곳에서 유유자적 물장구를 치는 모습에 관광객은 연거푸 신기와 반가움이 담긴 카메라를 눌러댑니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찾은 만인산자연휴양림, 즉 만인산을 보자니 문득 ‘만인산과 만인지적’이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만인지적(萬人之敵)은 만인(萬人), 즉 모든 사람을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지략과 용맹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한 말이죠. 같은 뜻의 고사성어로는 만부부당(萬夫不當, 만 명이서 덤벼도 당해내지 못함)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만인지적엔 누가 있었을까요? 먼저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로 널리 알려진 [초한지]의 항우(項羽)가 우선 떠오릅니다. 항우는 초나라 명문 귀족 집안의 적자로 그의 무술 실력은 중국사 최강의, 그야말로 인간 흉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만하고 흉악했던 까닭에 유방에게 패권을 넘겨주기 전 요절하고 말지요. 다음으론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關羽)와 장비(張飛)를 빠뜨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관우는 오만함이 지나치고, 장비는 난폭하여 은혜를 베풀지 않아 두 사람 모두 그 단점 때문에 자신의 파멸을 불러오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4, 5

만인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서면 만인산이야말로 ‘명불허전의 만인지적’이라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즉 그 어떤 산도 감히 만인산에는 필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만 개의 산이 덤벼도 만인산 하나를 당해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너무 지나친 비약이자 칭찬인가요? ‘사람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뜻하는 확증편향(確證偏向)이 제게도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긴 하되 모처럼 만인산을 찾은 덕분에 기분까지 상쾌하게 치환되니 이런 생각이 저절로 저를 포박했습니다.

아직 만인산을 방문해보지 않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이번 주말에 다녀와 보시는 건 어떨까요? 특히 계속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신 분들께 맑은 계곡과 활엽수가 울창한 만인산자연휴양림에 방문하여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까지 해소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