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시재생

독일 Dresden과 대전의 지역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연구원_송경일

모든 도시의 기성시가지에는 오랜시간에 걸쳐 형성된 유·무형의 지역자산이 구축되어 있다. 그것이 역사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 될 수도 있고,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지역자산들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활성화, 도시의 브랜드화로 인한 이미지 향상 등을 도모할 수 있다. 먼저 지역자산의 유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크게 5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첫째, 자연적 자산이다. 말 그대로 자연경관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가지고 있지 못한 유명한 산이나 지형 등을 말한다. 둘째, 구조적 자산이다. 고유하고 독특한 가로경관 및 풍경, 기반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들을 말한다. 셋째, 문화적 자산이다. 지역 내 문화시설, 유물이나 유적 등 문화재와 같은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산을 포함하여 관광명소나 축제·이벤트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것들을 말한다. 넷째, 사회적 자산이다. 커뮤니티나 인적 네트워크, 지역의 상징성(브랜드, 특산품) 등을 포함하는 것들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자산이다. 지역 내 기업, 집단 등의 규모·경쟁력·기술력 등을 포함하는 것들을 말한다.

이러한 분류들을 토대로 해외의 지역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례를 살펴보면 가까운 일본의 나가사키, 고베, 교토 등에서 거버넌스, 각종 협정 등을 토대로 지역자산 보존 및 활용을 통하여 도시가 성공적으로 재생된 사례들이 많다. 또한, 선진사례에 자주 등장하는 영국 런던, 미국 디트로이트, 스페인 빌바오, 독일 드레스덴 등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들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참고문헌 : 지역자산을 활용형 도시재생 전략에 관한 연구(2011) / 국토연구원)

이 가운데 대전광역시와 공간구조상 가장 유사하고 지역자산 측면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독일 드레스덴이라는 도시를 살펴보고 우리 대전광역시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2016.4 대전광역시-드레스덴시 우호협력체결 / 출처: 대전광역시 국제협력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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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2015.5.6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view/2015/05/428746/)

1. 역사와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자산의 발굴
드레스덴은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189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시의 원도심에는 과거 작센공국 천년수도의 유산인 츠빙거궁 등 르네상스부터 중세에 이르는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다.
중세 이후의 역사적 모습을 간직한 도심에 재건된 드라스덴 프라우엔 교회(Frauenkireche) 는 역사적 문화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구심점이 되었으며, 드레스덴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으로 타 지역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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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드레스덴 시청홈페이지 (https://www.dresden.de/index_e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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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지역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전략(2021) / KIEAE 저널 / 박종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인 드레스덴이 구축한 문화자산인 도시의 역사적 건축물과 산업유산인 폐공장의 공간과 장소들을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만남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유형의 문화자산과 연계된 무형의 문화자산이라 할 수 있는 도시·마을 문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여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공간의 활용성에 기반을 둔 도시정책을 펼치고 있다.

2. 지역 내 인프라를 활용한 기업 및 연구기관 유치
원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글로벌기업, 중소기업, 연구소가 모인 현대식 건물들로 도시 풍경이 바뀐다. 현재 주력 분야에 따라 미나폴리스, 바이오폴리스, 사이언스폴리스, 매트(소재)폴리스 등 크게 4개의 클러스터가 있다. 지멘스, 모토롤라, 폭스바겐을 비롯해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1500여 개 기업, 5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초과학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소, 헬름홀츠연구소 등 연구소는 47개에 달하고 독일 최대 일류 공과대학인 드레스덴공대를 포함해 대학이 총 10개나 된다. 드레스덴은 328.3㎢로 대전광역시(539.8㎢)의 3분의 2 크기다. (출처 :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Dresden)
이처럼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기로 유명한 '독일의 피렌체' 드레스덴이 최첨단 기업·연구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반도체·IT, 생명공학, 나노전자공학, 태양광 등 미래먹거리인 4차산업을 전면에 내세워 급성장하면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명성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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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사 발췌 (https://jacks.tistory.com/474) / 출처: 기사 발췌 (https://www.theguru.co.kr/mobile/article.html?no=24152)

독일 정부와 드레스덴 시(市)는 신 지역자산의 선정을 위한 다음과 같이 3가지 기준을 수립하고 이 기준에 적합한 산업을 도시재생의 핵심가치로 발전시켰다.
첫째, 신 지역자산은 구동독 지역의 경제 성장에 기여도가 높으며 통일 독일의 미래적 경제성장을 이끄는 산업이어야 한다. 둘째, 드레스덴이 보유한 기존의 지역자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며 신 육성산업과 기존 산업이 시너지(synergy)를 유발시킬 수 있는 효율적 유용성을 확보한 산업이어야 한다. 셋째,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한 구동독의 지역 간 그리고 도시 간 혁신체계의 클러스터의 구축 및 활성화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산업이어야 한다.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신(新) 지역자산“으로 선정된 산업이 자동차 산업과 첨단과학기술 산업이다. 위 두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과 연구기관의 유치를 위해 독일정부에서는 드레스덴에 직접 투자한 기업자금에 대한 세제혜택과 보조금 및 연구비 지원 등을 통한 적극적인 기업유치에 나서게 된다. (출처 : 지역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전략(2021) / KIEAE 저널 / 박종기)
이를 통해, 드레스덴은 독일이 자랑하는 기초·응용·개발 연구기관들을 대대적으로 유치함으로 인해 탄탄한 R&D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는 도시발전의 성과로 이어졌으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드레스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연구소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인피니온, AMD, 지멘스, 필립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드레스덴에 반도체 회사와 공장을 설립하였으며, 이는 곧 이들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2,3차 중소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드레스덴에 투자하고 이주로 이어지는 투자를 촉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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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중앙(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298317)

기초과학 연구기관과 세계적 대기업의 네트워크 형성으로 드레스덴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선 순환적 생태계(연구-투자-개발-생산)와 첨단과학 도시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경제성장을 통한 도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유럽의 과학기술선도 산업도시로 발돋움하며 앞서 언급하였듯 유럽의 실리콘밸리(Silicon Saxony)로 불리게 된다. 기업과 연구기관이 모여들어 인구가 증가하게 되고 사회는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 한 단계 진보하게 된다. 즉, 4차산업 관련 IT 기술자와 기술 개발력 및 재능을 갖춘 연구자 등과 같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도시는 과학기술화로 브랜드 된 도시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경제활동으로 도시의 신규 고용과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성과를 만들 수 있으며, 지역 활성화에 큰 효과를 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문화예술 축제가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국 뉴올리언스 축제와 함께 세계적인 재즈 축제로 꼽히는 딕시랜드 페스티벌에는 매년 50만여 명의 재즈 팬이 몰려든다. BRN 페스티벌은 콘서트와 맥주를 즐기는 축제로 명성이 높다. 드레스덴시에 따르면 박물관은 52개, 미술관(갤러리)은 40여 개, 오페라하우스·극장은 37개, 도서관은 80개나 된다. 한국의 연구 및 기업도시인 대전과 울산 등의 문화·예술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인프라의 차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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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Internationales_Dixieland_Festival_Dresden

독일의 드레스덴 사례를 통해서 본 대전의 지역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역시 대전이 자랑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대덕연구단지를 활용한 산-학-연 연계시스템을 현재보다 더욱 고도화시켜 연구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생산성,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도시가 발전하고 살아나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젊고 스마트한 인재들이 몰려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어야한다. 독일의 드레스덴(Silicon Saxony), 미국 샌프란스시코(Silicon Valley)와 같이 4차 산업에 기반한 클러스터 구축 및 일자리 창출이 향후 도시의 경쟁력을 뛰어넘어 도시의 생존과도 직결될 것이라고 본다. 청년층을 포함한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대전광역시가 드레스덴의 성공사례를 교훈 삼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기업·연구의 대표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