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01. 도시재생 서포터즈 기사

대전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일상의 허브, 석봉복합문화센터에 가다
DJRC   2025-07-08 14:12:01   34


일상의 허브, 석봉복합문화센터에 가다 


도시재생 서포터즈 대전도시남자들 권태현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869_0066.JPG
# 석봉복합문화센터


 대전광역시 대덕구 석봉동, 한때 도심 가장자리에 묻혀 있던 이 골목에 2024년 7월 새롭게 문을 연 석봉복합문화센터는 그간 보아오던 여느 공공건물과는 결이 다르다. 반짝이는 메탈 패널과 투명한 유리가 교차된 파사드는 낮이면 주변 풍경을 은은하게 비추고, 밤이면 스포트라이트처럼 거리의 가로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다. 이 건물의 진가는 외관 너머, 내부로 들어서면 곧바로 드러나는 커다란 중정에서 시작된다. 1층 로비를 가득 채운 자연광은 3층 천장까지 닿으며, 이 공간을 집약적 허브로 만들고 오가는 모든 이의 시선을 모아준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880_9392.JPG
# 석봉복합문화센터 중정


 가운데 비워둔 중정을 둘러싸듯 복도가 배치되고, 그 바깥쪽 외벽을 따라 주요 실들이 자리 잡아 방문객이 짧고 직관적인 동선을 경험할 수 있다. 덕분에 행정복지센터나 로컬푸드 직매장, 도서관, 학습관, 체육센터 등 어떤 공간을 찾든 복도를 한 번만 따라가면 목적지에 금세 다다를 수 있다. 바닥에는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동선 안내를 은은한 빛으로 비춰준다. 복잡할 틈이 없는 동선 설계 덕분에 노약자나 어린아이, 처음 방문한 사람 모두가 이 건물 안에서 길을 헤맬 일이 없다.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주민들의 일상을 돕기 위한 공공 서비스가 기다린다. 석봉동행정복지센터가 자리 잡고 있고, 그 맞은편에는 지역 농가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는 대덕로컬푸드직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는 매일 아침 갓 딴 농산물을 만날 수 있고, 옆에 놓인 벤치에서는 쇼핑을 마친 주민들이 담소를 나누고 중정과 바로 연결된 이 공간은 한낮의 햇살을 품는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892_965.JPG
# 석봉동행정복지센터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08_4797.JPG
# 대덕로컬푸드직매장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22_6856.JPG
# 대덕로컬푸드직매장 실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서면, 그곳에는 지식과 휴식이 공존하는 석봉도서관이 펼쳐진다. 열람실과 자료실 사이사이로 중정의 빛이 스며들고, 서가를 지나면 통유리 너머로 실내 휴식 공간 ‘석봉루’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공간에는 나무 벤치와 작은 화분이 놓여 있어, 중정을 한눈에 바라보며 잠시 머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39_5972.JPG
# 석봉도서관_1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52_1743.JPG
# 석봉도서관_2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62_6099.JPG
# 석봉루


 복도 한편에는 짧은 통화를 위한 방음 전화 부스가, 외부 테라스에는 무인 도서 반납기가 자리 잡고 있어, 바삐 움직이는 이용자에게도 불편함이 없다. 마치 도서관과 작은 휴게 공간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듯한 이곳에서는 공부와 휴식이 경계 없이 이어진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79_4162.JPG
# 방음전화부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1995_0859.JPG
# 무인반납기


 그보다 한 층 더 올라가면, 대덕구 평생학습관과 석봉국민체육센터가 한데 어우러진 3층이 나온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2008_7001.JPG
# 대덕구평생학습관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2021_7118.JPG
# 석봉국민체육센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침의 공간이 펼쳐지는데, 주민들이 편히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가 놓인 이곳 맞은편에는 요리 교실이 자리하고, 외벽을 따라 강의실, 음악 연습실, 동아리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2033_206.JPG
# 마주침공간

8f90fbdbe6b7a88c51520d6933cadd5b_1751952045_5178.JPG
# 요리교실


 석봉복합문화센터는 이렇게 복지와 문화, 교육과 운동이 한 건물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설계되었다. 평범한 회의실이 아니라 주민 맞춤형 학습 공간으로, 평범한 복도 한편의 전화 부스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한 사용자의 경험이 숨 쉬고 있다. 이 모든 구조적 장치와 디지털 안내 시스템이 어우러져, 이 건물은 더 이상 ‘짓고 끝나는 건축’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되었다.

 앞으로도 중정 아래에서 나눌 작은 대화와 테라스 위에서 감상할 문화 행사가 이곳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줄 것이다.


 석봉복합문화센터는 그저 하나의 생활SOC가 아니다. 이곳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배움과 여가를 누리고, 도시재생의 씨앗을 뿌리는 ‘마을 거실’이다. 책을 읽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건축의 서사 속에서, 우리는 매일의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특별한 커뮤니티 경험으로 바뀌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이 허브가 지역의 문화적 심장으로, 그리고 더 넓은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