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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품은 건축, 대전근현대사전시관 탐방기
DJRC   2025-07-08 15:44:48   27



시간을 품은 건축, 대전근현대사전시관 탐방기 


도시재생 서포터즈 로컬 임팩터스팀 김서진



(국가등록문화재 제 18호, 대전 대표 문화 공간: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01번지에 위치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이 개관 11년을 맞아 대전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사 본관)은 1932년 건립된 이래 90여 년간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견뎌온 상징적 건축물이다. 2013년 12월 전시관으로 개관한 이후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대전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 잡았다.



1930년대 모더니즘 건축의 걸작, 문화재적 가치 인정받아



 

 이 건물은 1932년 8월 완공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로, 2002년 5월 31일 국가등록문화재 제 18호로 지정되었다. 조선총독부 건축과의 이와스키 센지와 사사 게이이치가 설계를 맡았으며, 당시 총 공사비는 170,065원으로, 오늘날로 치면 대략 70~80억 원 정도로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건물은 1930년대 모더니즘 양식을 충실히 반영한 대표작으로, 경사 지붕과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수평이 강조되는 평지붕과 단순한 외관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도지사실이 위치한 2층 중앙부를 높게 처리하여 관청 특유의 권위감을 부여했으며, 외벽에는 밝은 갈색의 스크래치 타일이 사용되었다. 내부 공간 역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현관홀의 진한 색 대리석 모자이크 장식과 중앙 로비로 통하는 커다란 아치형 문, 몰딩 아치와 독립된 기둥이 어우러진 중앙 계단 등이 1930년대 근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격동의 한국사 현장, 임시 수도 중심지 역할까지



 

 이 건물은 단순한 관청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무대였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며 건립된 후, 해방 후에는 미군정청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 중에는 임시 중앙청과 전방지휘사령부 역할을 했으며,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피난했을 때 임시 수도의 중심지 기능을 수행했다. 1951년 6월에는 미국 LIFE 소속 사진작가들이 대전을 방문해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 건물은 그 격동의 시대를 견뎌낸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 근현대사 100년 아우르는 상설 전시 운영



 

 현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전시관으로,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약 100년 간의 대전 역사와 발전상을 보여주는 상설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는 총 8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에서 근대로의 이행 ▲구한말 대전의 구국 운동 ▲근대 도시 대전의 탄생과 성장 ▲대전의 독립 운동과 사회 운동 ▲대전 근대를 걷다 ▲한국전쟁과 대전 ▲폐허에서 일어나다 ▲대한민국 신 중심 도시 대전 등을 주제로 한다. 



유성온천 특별 전시로 지역사 조명


 상설 전시와 함께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양한 특별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2024년 12월 24일부터 '유성온천 전성시대' 특별전이 개최되어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3월 폐업한 100년 역사의 유성호텔 자료가 특별히 전시되고 있다. 특히 역대 대통령과 저명인사들이 묵었던 VIP실 313호의 가구들을 그대로 활용해 일반 시민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공간을 재현한 전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유성온천이 삼국시대 말에 발견되어 고려와 조선시대 왕들이 자주 찾던 명소로 자리매김했던 역사적 의미와, 오늘날까지 대전 시민들의 안식처로 남아온 추억을 다양한 기록과 자료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에서는 ‘은진송씨잠부공파문헌록’과 한정당 송문흠이 아들 송치연에게 보낸 간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문헌 기록을 통해 유성온천의 숨겨진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성온천 엽서’와 ‘조선의 온천 안내도’ 등 근대 유성온천이 본격적으로 성행하며 발전해 온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유성온천의 오랜 역사와 추억, 그리고 변화의 과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문화콘텐츠 산업 기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독특한 건축미와 역사적 분위기 덕분에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의 법정 장면을 비롯해 '서울의 봄', '미스터 션샤인', '추리의 여왕', '라이프 온 마스', '미스티' 등 다양한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1930년대 건축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시대적 배경이 필요한 작품들에서 완벽한 무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전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무료 관람으로 시민 접근성 높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관람료가 무료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관람 시간은 동절기(11월~2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교통편도 편리하다. 대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으며, 지하철 1호선 중구청역 4번·6번 출구에서 도보 5~10분, 서대전네거리역 7번 출구에서 도보 17분 거리에 위치한다. 건물 뒤편에는 무료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 공간



 

 대전의 이색 건축물은 100여 년간 이 도시가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역사의 기록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이었던 건물들이 오늘날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첨단 기술을 상징하는 미래형 건축물들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대전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건축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단순한 박물관이나 전시 공간을 넘어 대전의 정체성과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건축물이자, 1930년대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걸작이며,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산증인이다.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 대전의 100년 역사를 후세에 전하는 교육의 장이자,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기여하며, 대전 관광의 필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90여 년의 세월을 견뎌온 이 건물이 앞으로도 대전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며, 과거의 기억을 소중히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