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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걷고 싶은 자연 공간 -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을 걷다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담터팀 박유진
도시재생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대전에는 참 자연 관광 명소가 많다는 것이다. 평생 대전에서 살면서 가족들과 자연 관광지를 자주 다녀봤지만, 이번에 방문한 곳은 어릴 적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인 장소였다.
이번에 찾은 곳은 바로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이다. ‘노루벌’이라는 이름은 새끼 노루가 엄마를 따라 뛰는 모습처럼 보이는 지형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갑천이 구봉산 기슭을 감싸 흐르며 만들어낸 고리 모양의 청정 지역으로, 실제로 가보면 숲과 물이 어우러진 매우 조용하고 고요한 장소다.
차를 타고 찾아가는 길에는 “정말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외진 느낌이 들지만, 그 고요함이 오히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입구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정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막상 들어가면 잘 정돈된 길과 쾌적한 환경이 인상적이다.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 풍경1)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 풍경2)
‘적십자 생태원’이라는 이름이 궁금해졌는데, 이는 2017년 7월, 대전 서구와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가 업무 협약을 맺고, 적십자 청소년 수련원 부지를 제공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후 약 3년간 조성 과정을 거쳐 2021년 정식 개원한 만큼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장소라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이 강했다. 특히나 화장실 같은 편의 시설도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쾌적했다. 보통 산길이나 자연 공간에서는 이런 부분이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곳을 방문하며 자연과 생태의 소중함을 체감했을 뿐 아니라, 옛 적십자 청소년 수련원 부지를 재활용한 유휴 자원을 활용해 지역민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라는 점에서 도시재생이란 단어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도시의 숨겨진 자연을 보전하면서도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이 생태원은 도시재생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주말이나 여름철에는 생태 체험 프로그램(라디엔티어링, 숲 음악회, 반딧불이 먹이 주기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며,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이 중심이라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기기 딱 좋은 공간이다. 주요 시설로는 하늘로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 자연 체험할 수 있는 유아숲체험원, 트리하우스, 반딧불이 복원지, 복합커뮤니티센터, 그리고 갑천 누리길과 연계된 둘레길 등이 있다. 복합커뮤니티센터에는 카페, 도서관, 전시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걷기 힘든 연세 있는 분들도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적합한 장소였다.
(복합커뮤니티센터 전경)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멋졌지만, 실물은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장엄했다.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 전경)
실제로 가보려는 분들께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무조건 차량 이용을 추천한다. 위치상 대중교통만으로 접근하기엔 다소 불편하고, 외진 곳이기 때문에 자가용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입구 근처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은 주말을 포함한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오후 1시부터 2시 30분까지 두 차례 운영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일부 재료비 별도), 유아나 초등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많아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특히 추천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니 방문 전 꼭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은 그린뉴딜 선도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 지방정원과 국가정원 지정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자연 관광과 환경 보존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앞으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소규모 장터, 환경 교육,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이 더해져서 이곳이 단순한 쉼터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살아 있는 정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깊은 숲과 맑은 물, 잘 정비된 편의 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이 생태원은, 대전 시민은 물론 타지역 사람들에게도 꼭 한번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자연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