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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시간을 거슬러 : 선사시대의 발자취를 따라
DJRC   2025-11-07 17:11:11   23

대전의 시간을 거슬러 : 선사시대의 발자취를 따라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락팀 여예진



 대전의 역사에 관심이 많아 우암사적공원, 동춘당, 헤레디움, 테미오래 등 많은 곳을 방문해 보았다. 하지만 선사시대 유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고 방문해 본 적도 없었다. 현대 도시 대전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춰진 더 오래된 이야기, 수천 년 전의 흔적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대전선사박물관, 둔산 선사유적지, 비래동 고인돌을 차례로 방문했다.



[사진 1 – 대전선사박물관 외관]


 첫 번째 목적지인 대전선사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알찬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상설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까지 시대순으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 조상들의 삶의 변화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 2 – 디지털 체험 1]



[사진 3 – 디지털 체험 2]


 특히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사이, 그리고 철기시대 전시 공간에 마련된 디지털 체험 공간 두 곳이 인상적이었다. 현대 기술로 재현된 선사시대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어린이 체험실에서는 고인돌에 관한 내용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 같았다.



[사진 4 – 대전선사박물관 2층 내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오히려 집중해서 전시를 관람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덕분에 복잡하지 않은 공간에서 선사시대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일 수 있었다.



[사진 5 – 둔산 선사유적지 외부 사진]


 둔산 선사유적지는 대전정부청사 인근에 위치해 있어, 현대적인 관공서 건물들 사이에 선사시대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진 6 – 청동기시대 움집 1호, 2호]



[사진 7 – 신석기시대 움집]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청동기시대 움집 1호와 2호가 눈에 들어왔다. 다만 보존을 위해 파란 천이 둘러져 있어, 고증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언덕을 올라가니 신석기시대 움집들이 나타났다. 그중 한 곳은 불을 땐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세밀한 고증은 유적지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사진 8 – 청동기 집터 유적 전경]  

   

 청동기 집터 유적도 잘 보존되어 있었다. 대전정부청사 근처라는 입지를 고려하면 넉넉한 면적에 고증도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산책을 나온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선사유적지가 현대인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9 – 청동기시대 움집 1호 내부]



[사진 10 – 신석기시대 움집 내부]


 특히 움집 안에 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장치는 실용적이면서도 관람의 편의성을 높여 주었다.



[사진 11 – 비래동 고인돌 전경]


 마지막 목적지인 비래동 고인돌은 접근성 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10분 넘게 걸어야 하므로 대중교통보다는 자차 이용을 추천한다.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주차장 안쪽에 입구가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유적지에는 두 개의 고인돌이 있는데,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다. 1호와 2호를 구분하는 표시가 없어 어느 것이 먼저인지 알기 어려웠고, 안쪽 고인돌을 관찰하러 가는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다른 유적지와 달리, 고인돌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유리 벽 없이 청동기시대 유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은 특별했기에, 안전 관리와 안내 표시가 개선된다면 더욱 좋은 학습 공간이 될 것 같다.


 이번 방문을 통해 대전이라는 도시가 단순히 현대적인 도시가 아니라, 수천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임을 새삼 깨달았다. 박물관의 조용한 전시실에서, 정부청사 옆 선사마을에서, 그리고 주택가 언덕의 고인돌에서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각 유적지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보였지만, 대전이 선사시대 유적을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현대 도시의 화려함 뒤에 숨은 역사의 켜를 발견하는 일은 도시재생의 중요한 의미이기도 하다. 대전의 선사유적들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더 나은 환경에서 보존되어 우리의 뿌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