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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도시재생 서포터즈 특집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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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는 맞물릴 때 비로소 움직인다”, 철없는 상상과 대전의 내일이 맞물리는 순간 - 로컬 크리에이티브 팀 '철부지' 인터뷰
DJRC   2026-08-20 10:50:43   31

기어는 맞물릴 때 비로소 움직인다”, 철없는 상상과 대전의 내일이 맞물리는 순간 - 로컬 크리에이티브 팀 '철부지' 인터뷰

 

도시재생 서포터즈 이준탁

 

 

Q.1. 먼저 '철부지' 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두 대표님이 처음에 어떻게 뜻을 모아서 팀을 결성하게 되셨는지 그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저희의 시작은 2024년 대전 원동 철공소 거리에서 진행한 대전 청년 마을 사업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두 사람은 서로 잘하는 분야와 성향은 달랐지만, 지역을 경험하고, 로컬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잘 맞았습니다.

점점 호흡을 맞추고 서로의 관념을 조율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며, 지속가능성과 마스터플랜들을 함께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원동 철공소 거리는 오랜 기술과 시간이 축적된 곳이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낯설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그곳의 철, 기계, 기술자, 오래된 골목을 문화와 예술의 언어로 다시 소개해 보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철부지라는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철부지는 단순히 철이 없다라는 뜻이 아니라, 철없는 상상력과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며 지역의 미래를 지속 가능하게 바꾸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철부지는 지역의 오래된 공간과 산업,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재해석하는 로컬 크리에이티브 팀입니다.

 

Q2. 철부지들의 활동을 보면 "기어는 맞물릴 때 비로소 움직인다"는 문구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 멘트에 담긴 의미를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기어 하나만 놓고 보면 스스로 작동하고 역할과 가치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크기와 모양, 속도가 서로 다른 기어들이 서로 맞물리면 움직임과 방향이 만들어집니다.

저희는 지역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상인, 예술가, 기술자, 주민, 행정기관은 서로 살아온 환경과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때로는 각자의 속도가 너무 달라서 함께 움직이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를 없애려 하기보다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연결한다면,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훨씬 큰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철부지가 말하는 맞물림은 단순한 협업이나 일회성 만남을 뜻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의 강점을 유지한 채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가 다시 지역의 변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철부지는 그 기어들 사이를 이어주는 작은 연결축 같은 허브기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내기보다는, 지역 안에 이미 존재하는 가능성이 서로 만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철부지가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Q3. 처음 결성하신 이후로 로컬에서 다양한 마켓과 문화예술 기획을 진행해 오셨는데요. 그동안 진행했던 여러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원동 철공소 거리에서 처음으로 지역축제 철부지 마켓을 준비하고 오픈하였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 압박감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평소 철물과 기계, 작업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전시와 체험, 공연과 마켓이 들어왔을 때 기존 상인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시민들이 실제로 찾아와 줄지 확신하기 어려웠습니다.

청년들 또한 자신의 분야와 콘텐츠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연결되기 위한 각자의 준비를 짧은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준비 과정에의 의견 조율 역할 분담 등등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트러블도 많았습니다.

이런 과정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첫 철부지 마켓이 시작되었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철공소가 궁금해 찾아온 청년, 오래전부터 원동을 알고 있던 주민들이 한 골목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방문해서 저희가 준비한 콘텐츠를 너무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모습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자리 잡혀 있습니다.

 

철공소 사장님이 시민들에게 직접 작업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젊은 창작자들이 철과 지역의 이야기를 작품과 체험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생각했던 가능성이 실제 장면으로 나타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평소에는 스쳐 지나가던 골목에 사람들이 머물고, 사진을 찍고, 상인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지 않아도 바라보는 시선과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그 장소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준비 과정은 철부지라는 이름처럼 서툴고 예상 밖의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결국 행사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철부지다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Q4. 작년 전시나 행사 때 타지 관광객분이 "왜 철부지인지 알 것 같네요라고 하셨던 것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셨을 텐데요. 철부지로 활동하면서 시민들이나 참여자들에게 들었던 가장 기분 좋았던 말이나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가장 기분 좋았던 말은 이런 곳에 이런 이야기가 있는 줄 몰랐다”, “다음에는 친구나 가족과 다시 오고 싶다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외부에서 가져와 지역에 덧붙이는 것이라기보다, 원래 그곳에 있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와 이야기를 다시 보이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말을 해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중에서도 한 관광객분이 행사를 둘러보신 뒤 왜 철부지인지 알 것 같네요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철부지라는 이름을 단순히 장난스럽고 가벼운 이름으로 생각하셨지만, 현장에서 저희가 공간과 콘텐츠를 엉뚱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름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철부지라는 원래는 부정적인 의미의 이름짓기를 긍정적으로 해석해 나가는 저희 활동 취지를 이해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청년이 저도 여기서는 무언가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그 말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철부지의 활동을 본 사람이 단순히 즐거운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 것을 넘어, 자신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면 저희가 이야기하고 싶은 그리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파생되는 거란 생각이 되었습니다.

 

 

Q5. 지상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다가 대전 목척교 아래 신·구 지하상가 연결통로로 들어가셨어요. 지상을 두고 '언더그라운드(지하)'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원동 철공소 거리에서 활동하면서 저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주제는 유휴 공간을 어떻게 유용한 공간으로 바꿀 것인가였습니다.

 

·구 지하상가 연결통로는 대전의 중요한 도심 공간이지만, 많은 시민에게는 목적지라기보다 단순히 지나가는 통로에 가까웠습니다.

전시 공간과 복합문화공간, 청년창업실이 존재하고 있었고, 너무 훌륭한 공간의 기반들이 마련돼 있어서 다양한 창작자들이 입주하여 문화가 녹아 있는 연결통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직 정체성과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더그라운드라는 말은 물리적인 지하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직 대중에게 충분히 발견되지 않은 창작자, 비주류의 취향,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와 작은 실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철부지가 추구하는 방향과 지하 공간의 성격이 잘 맞았습니다.

 

지하에서는 사람들이 각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시나 행사만 열리는 공간이 아니라 청년 창작자들이 입주하고, 배우고, 실험하며 서로 연결되는 하나의 창작 생태계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상에서의 다양한 활동들과 연계하여 다양한 흐름을 만드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려 합니다.

 

Q6. 철부지 언더그라운드 홍보물을 보면 물음표가 가득한 옷을 입고 랜턴을 든 귀여운 두더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이 두더지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언더그라운드 세계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지하공간을 배경으로 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 두더지를 캐릭터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미지의 땅속에 파고들어 길을 만들고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두더지가 입고 있는 물음표 옷은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상태를 상징합니다.

철부지 언더그라운드는 이미 완성된 사람만 들어오는 공간이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사람도 함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물음표는 부족함의 표시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입니다.

 

꼬리의 기어 랜턴은 어두운 지하를 밝히는 도구이자,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빛을 의미합니다. 고글과 작업 장비는 탐험가이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창작자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언더그라운드 세계관에서 두더지는 땅속 공간을 뚫어내어 하나의 문화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존재로 설정하였고 두더지가 뚫은 길에 더 많은 지하 캐릭터의 다양성이 녹아 언더그라운드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시점에서의 시작점을 만드는 핵심 역할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두더지뿐만 아니라 지렁이, 개미처럼 지하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캐릭터들을 확장해 각 창작자와 프로그램의 성격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결국 이 캐릭터들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지하에서 만나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철부지 언더그라운드의 모습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