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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동에서 찾은 작은 변화, 큰 의미 - 수원 매산동 도시재생사업 탐방기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락팀 여예진
수원에 거주하면서도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는 막연히 알고 있을 뿐이었다.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도시재생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를 접하게 되었고, 문득 우리 수원에도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8년 만에 준공된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들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수원역 주변, 그중에서도 매산동 일대가 '125만 수원의 관문, 상상과 상생을 통한 중심지 기능 회복'이라는 큰 비전 아래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우리 동네의 변화를 발견하는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매산동 도시재생사업 구상도, 출처 : e수원뉴스>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은 2017년 국토부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어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사업을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하였다. 수원역 동쪽 팔달구 매산로 1가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 사업에는 약 국비 147억 원, 도비 약 29억 원, 시비 약 68억 원 등 총 약 24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수원역 주변은 오랫동안 수원의 관문 역할을 해왔지만, 원도심의 쇠퇴와 함께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상권의 침체, 노후화된 시설, 젊은 층의 유출 등은 이 지역이 직면한 주요 과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수원의 중심지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바로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이었다.
사업의 핵심 전략은 '젊음 IN 끌어들이기'와 '활력 UP 끌어올리기'였다. 이를 위해 청년들을 위한 창업 지원 공간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청년인큐베이션센터>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청년인큐베이션센터였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젊음과 활기였다.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센터 내부는 개방형 사무공간, 회의실, 교육실, 라운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입주 기업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하는 공간 설계였다. 칸막이로 나누어진 폐쇄적인 사무실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가 돋보였다.
센터 곳곳에 비치된 안내 자료를 통해 이곳이 단순히 사무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창업 교육 프로그램 일정표, 멘토링 신청 안내, 각종 지원 사업 공고 등이 게시되어 있었고, 실제로 여러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인큐베이션센터는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창업 교육, 멘토링, 투자 유치 지원 등 종합적인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는 수원이 단순히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독립적인 경제 활동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모두다 어울림센터>
두 번째로 방문한 모두다 어울림센터는 그 이름처럼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1층에는 카페와 전시 공간이, 2층에는 다목적홀과 교육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방문 당시 1층 카페에서는 어르신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도시재생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건물을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시재생의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벽면에 붙어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안내문들을 보니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요리 교실, 독서 모임, 건강강좌 등이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세대 간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아 보였는데, 어르신들의 경험과 지혜를 젊은 세대와 나누고, 젊은 세대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어르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았다.
<매산동 어울림센터>
마지막으로 방문한 매산동 어울림센터는 지역 문화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전시실, 그리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위한 연습실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센터를 둘러보며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밴드 연습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다른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이 보였다. 과거에는 이런 문화 활동을 위해 멀리까지 나가야 했을 텐데, 이제는 동네에서 충분히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센터 벽면에 전시된 '매산동 변천사' 사진들이었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이 지역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매산동의 모습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세 곳의 시설을 모두 둘러본 후의 소감은 한마디로 '희망'이었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추진된 마중물 사업은 단순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각 시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청년인큐베이션센터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지역 어울림센터에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모두다 어울림센터에서 만난 주민들이 매산동 어울림센터에서 문화 활동을 함께 즐기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또한 '상상(相商)'과 '상생'이라는 사업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인들과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며(相商) 함께 발전해 나가는(상생) 모습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수원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도시재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은 이러한 도시재생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8년이라는 긴 시간이 전혀 헛되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축적된 주민들의 참여와 소통,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오늘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어 수원 매산동이 진정한 '125만 수원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