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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잠에서 만난 따뜻한 책방과 문화재 ‘기성관’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망고팀 장호준
유성구 진잠동을 걷다 보면 전통 한옥 건물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멋스럽게 이어진 기와지붕과 깔끔한 나무 외벽, 그리고 ‘진잠 사랑방’이라는 이름이 걸린 문패까지, 외관부터 정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처음엔 예쁜 한옥 카페인가 싶었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작은도서관이자 쉼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잠 사랑방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주말과 법정공휴일에는 문을 닫습니다. 책을 빌려주는 일반 도서관과는 달리 이곳은 책을 안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입구에는 “도서 대출은 불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있었고, 운영 시간도 보기 쉽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실내에 들어서자, 나무로 짜인 책장과 따뜻한 분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햇살은 전통 창살을 통해 은은하게 들어오고, 바닥과 가구 역시 전부 나무로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조용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아늑하고 정돈된 느낌 덕분에 오히려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책장은 어린이 도서부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 자기계발서, 예술 관련 서적, 유튜브나 스마트폰 관련 실용서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커피와 여행 관련 책도 있었고, 벽면에는 ‘진잠의 역사’와 관련된 연대표와 안내문이 걸려 있어 진잠동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도서관 한쪽에 전시된 전통 민화 두 점이었습니다. 자연 풍경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책을 읽다가 잠시 시선을 두기에 좋은 휴식이 되어 주었습니다.
도서관 한쪽에는 작은 화분이 놓여 있었고, 책장 아래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과 그림책도 따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실내를 둘러보는 동안, 여러 주민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공간이 아주 넓진 않았지만, 전통 한 옥 구조 덕분에 개방감이 있었고, 시원한 바람도 자연스럽게 들어와 쾌적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안쪽에는 진잠 사랑방 미팅룸도 있었습니다. 이 공간은 진잠동 주민들을 위한 소규모 모임 공간으로, 사용을 원할 경우 진잠 사랑방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이용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만 가능하며,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3시까지, 또는 오후 13시부터 17시까지로 나뉘어 최대 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소 6명에서 최대 15명까지 이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진잠 사랑방은 도서관 이용 수칙도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물이나 음료는 반입할 수 있지만, 음식물은 섭취할 수 없고 반드시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실제로 내부는 매우 정돈되어 있었고, 사람들 모두 조용하고 예의 있게 공간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진잠 사랑방은 책을 읽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모임을 위한 장소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잠시 들러 쉬었다 가는 쉼터이기도 합니다. ‘사랑방’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이 공간을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 독서 모임, 글쓰기 워크숍, 청소년 프로그램 같은 활동이 더 활발히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 안에서 소통과 배움, 쉼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서 잠시 머물러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면, 진잠 사랑방에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책도 좋고, 공간도 좋고, 무엇보다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는 장소였습니다.
진잠 사랑방을 나와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옆에 기성관이라는 한옥 건물이 있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이곳은 대전시 문화재자료 제29호로 등록된 역사적인 장소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조선시대에는 진잠이라는 지역이 ‘진잠현’이라는 행정구역으로 불렸고 이 기성관은 그 당시 관아, 즉 관리들이 업무를 보던 건물이었습니다.
지금은 행정 업무를 하진 않지만,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건물 구조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넓게 펼쳐진 마당에, 단단한 나무 기둥과 기와지붕이 어우러져서 딱 보기만 해도 ‘옛날 관청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성관 안쪽은 평소에는 개방되어 있진 않지만, 가끔 예절 교육이나 전통문화 체험 같은 행사가 있는 경우는 개방한다고 합니다. 한옥 마당에서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라서 가족 단위로 오거나, 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진잠 사랑방이 현재 주민들이 쉬고 책 읽는 공간이라면, 기성관은 진잠의 옛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조용한 역사 장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두 건물은 나란히 위치하고 있어서 잠시 들러서 책도 읽고 예전의 관청도 살펴보고 나면 하루를 꽤 알차게 보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진잠을 처음 와보는 사람들에게도 꼭 한번은 들려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잠깐 들러서 책도 읽고, 예전 관청도 구경하고 나면 하루가 꽤 알차게 느껴집니다. 진잠을 처음 와보는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