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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시재생 서포터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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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숨결을 품은 녹색 쉼터, 유림공원
DJRC   2025-08-07 11:16:27   63

도시의 숨결을 품은 녹색 쉼터, 유림공원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락팀 황주형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동에 위치한 유림공원은 바쁜 일상 속 시민들에게 쉼과 회복을 제공하는 도심 속 대표 녹지 공간이다. 여가 공간을 넘어, 이곳은 자연과 전통, 그리고 공동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복합 문화·생태공간으로서, 도시재생이 지향하는 사람 중심 도시의 가치를 실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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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정>

 

공원의 중심에는 유림정(裕林亭)’이 자리 잡고 있다.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이 정자는 아름다운 연못 위에 세워져 고풍스러운 멋을 더한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단청과 기와, 붉은색 목재 난간은 한국 전통 건축의 미학을 오롯이 보여준다. 정자에 앉아 사방으로 펼쳐지는 연꽃과 수초, 주변 숲의 풍경을 감상하면,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여유가 찾아온다. 유림정은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공원의 이름이자 정체성을 담은 상징으로써, 도시 안에서 자연과 전통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없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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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원>


공원 남쪽에 조성된 화훼원은 유림공원의 또 다른 매력 공간이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초화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된 꽃 정원으로, 장미와 국화, 모란, 백합 등 계절을 대표하는 꽃들이 테마별로 식재되어 있다. 특히 튤립 터널과 포토존, 벤치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객이나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산책 코스로 손꼽힌다. 꽃향기 가득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지고, 일상의 소음도 한결 멀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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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소나무 숲 안내판>

 

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인상 깊은 공간이 있다. 바로 속리산 소나무 숲을 소개하는 생태 안내판이다. 정이품송을 비롯한 전통 소나무 자원을 설명하는 이 안내판은 도시 속 공원이 휴식처를 넘어 생태 감수성과 환경 의식을 일깨우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 변화와 산림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 이러한 생태 교육적 장치는 공원 이용자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이는 단순한 경관 조성이 아닌, 도시재생이 생태복원과도 맞닿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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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밭>

 

이 외에도 곳곳에 놓인 벤치, 자연스럽게 조성된 소나무길, 정갈하게 다듬어진 잔디밭은 도시민의 생활에 녹아든 휴식 공간이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과 산책을 즐기는 어르신, 운동을 하는 청년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원을 공유하는 모습은 유림공원이 지역의 일상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유림공원이 단순한 조경 공간에 머물지 않고, 문화와 주민 참여가 어우러진 활성형 공원이라는 점이다. 때때로 열리는 작은 음악회, 텃밭 체험 행사, 주민 플리마켓 등은 공원을 소비 공간이 아닌 머무는 장소’, ‘참여하는 장소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도시재생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지역 주민 중심성과도 맞닿아 있으며, 공원 그 자체가 지역 활성화의 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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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공원>

 

또한 유림공원의 장점은 뛰어난 접근성에 있다. 지하철 유성온천역과 가까우며, 주변에는 상가, 주택가, 대학교가 밀집해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공원의 이용률을 높이고, 주변 상권의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유림공원이 생긴 이후 유성구의 이미지가 한층 부드럽고 친환경적으로 변화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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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공원 꽃 사진>

 

유림공원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얼굴 덕분이다.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공원을 노랗고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여름에는 연못 위 연꽃과 무성한 숲이 시원한 안식처를 만들어준다. 가을엔 울긋불긋한 단풍이 낭만적인 산책로를 만들고, 겨울에는 고요한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사계절 모두 다르게, 그리고 늘 아름답게 존재하는 이곳은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도시의 풍경이다.


결국 도시재생이란, 낡은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과 자연, 지역의 이야기가 오롯이 흐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유림공원은 도시 속에서 자연과 전통, 문화가 공존하며 시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상적인 도시공간의 모습이다. 이처럼 작지만 세심하게 설계된 녹색 쉼터 하나가 도시 전체의 품격을 높이고, 삶의 질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림공원이 주는 메시지는 절대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