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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건축가들의 첫 발걸음(졸업전시회)
DJRC   2025-10-10 08:42:50   34

미래 건축가들의 첫 발걸음(졸업전시회)

 

도시재생 서포터즈 대전도시남자들 박성진

 

지난 9, 대전컨벤션센터에서는 제17회 대전건축문화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대전 대학 연합 건축학과 졸업작품전이 개최되었다. 이 전시는 대전과 충청권 주요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이 참여하여 수년간의 학업과 연구를 결실로 맺는 자리였다. 단순히 한 학과의 졸업 전시가 아니라, 여러 대학이 함께 모여 지역과 도시의 문제를 건축적으로 탐구하고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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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입구부터 무겁지 않은, 그러나 진지한 분위기로 꾸며졌다. 관람객이 들어서면 긴 복도를 따라 대학별 부스가 이어지고, 그 속에는 각기 다른 주제와 색깔을 지닌 작품들이 가득했다. 도면, 패널, 모형, 다이어그램이 전시 공간을 채우며 관람객들에게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특히 도시와 삶의 재생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뚜렷하게 반영된 것이 특징이었다. 많은 작품이 노후화된 주거지, 쇠퇴한 상업지구, 단절된 도시공간 등 사회적 문제를 건축적 언어로 해석했다. 학생들은 단순히 건물을 새롭게 짓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을 제안했다. 이러한 시도는 건축이 단순히 물리적 구조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회와 사람을 잇는 문화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각 대학의 전시는 저마다의 특성을 드러냈다. 한 대학은 주거 문제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주택과 공유 공간을 주제로 삼아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또 다른 대학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을 제시했다. 어떤 팀은 해양과 도시를 연결하는 복합 문화시설을 구상하여, 도시의 경계를 넓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 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선이 모여 만들어낸 풍경은 곧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는 집합적 성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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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간에는 정성스레 제작된 건축 모형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작은 스케일로 축소된 도시와 건물은 단순한 축소판이 아니라, 건축가가 품은 비전과 철학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결과물이었다. 어떤 모형은 섬세하게 표현된 도시 블록 속에 공원을 배치하여 사람들의 생활 흐름을 상상하게 했고, 또 다른 모형은 고층 건물 사이에 투명한 구조물을 배치해 빛과 바람이 흐르는 공간을 형상화했다.

 

 

졸업작품전의 또 다른 의미는 건축 교육의 결과물을 시민과 공유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학과 학생들의 연구와 설계는 교내 스튜디오 안에서만 진행되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학문적 성과를 지역 사회와 나누고, 시민이 직접 작품을 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는 건축이 전문가 집단만의 학문이 아니라 시민 모두와 연결된 공공적 작업임을 강조한다.

 

특히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대전이라는 지역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오래된 역세권을 재활성화하거나, 노후 산업단지를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등의 아이디어는 실제 도시재생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건축이 지역 문제 해결의 구체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시장은 학생들의 성취를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각 부스 앞에는 축하 화환과 메시지가 놓여 있었고, 이는 단순히 졸업생 개인을 위한 응원이 아니라 건축의 미래 세대에 대한 기대를 상징했다. 시민과 가족, 동료 학생들이 함께 전시장을 찾으면서 행사는 자연스럽게 학문적 담론을 넘어 문화 축제로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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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졸업작품전은 단순히 학생들의 학업 결과물을 나열한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와 사람, 그리고 미래를 향한 젊은 건축가들의 선언이었다. 그 선언은 화려한 언어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치열하게 고민한 도면과 모형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건축은 늘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다. 우리가 사는 집, 걷는 길, 머무는 광장 모두 건축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건축 전공자가 아닌 시민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은 바로, 건축은 삶을 바꾸는 힘을 가진 사회적 도구라는 사실이다.

대전건축문화제 대학 연합 졸업작품전은 이러한 메시지를 시민과 나눈 뜻깊은 자리였다. 졸업생들은 이제 학문을 넘어 실제 사회 속으로 나아가겠지만, 그들의 첫 제안은 이 전시를 통해 이미 지역 사회에 뿌리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곧 대전이라는 도시가 품은 또 하나의 희망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