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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0시 축제’로 과거·현재·미래를 잇다 - 도심 속 시간여행의 매력
도시재생 서포터즈 New Pair팀 권서영
2025년 8월, 대전 한복판은 ‘시간여행의 무대’가 되었다. 올해 열린 ‘대전 0시 축제’는 단순한 공연과 먹거리 축제를 넘어, 도시의 역사와 현재의 일상,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한자리에 담아낸 종합 문화행사였다. 직접 과거존에서 미래존까지 걸어본 여정은 마치 한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오롯이 체험하는 긴 여행과도 같았다.
먼저 축제의 출발점인 과거존은 대전역 인근에서 시작됐다. 이곳에는 전통적인 정취와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먹거리존이 눈길을 끌었는데, 세계 각국의 음료를 얼린 세계음료 슬러시, 대전의 상징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꿈돌이 막걸리 존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한 ‘시원한 방울오락실’은 어린 시절 오락실의 향수를 되살리면서도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이색 체험 공간이었다.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던 셈이다.
시간의 흐름은 곧바로 현재존으로 이어졌다. 이곳은 가장 활기찬 공간으로, 시민들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가득했다. ‘꿈돌이네 문방구’에서는 추억 속 문구점 놀이가 열렸고, 곳곳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다. 공유자전거 ‘타슈’를 타고 솜사탕을 만드는 이색 이벤트, ‘꿈씨패밀리’와 함께하는 K-Nail 체험은 MZ세대와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눈에 띈 공간은 메이커스페이스 ‘대전창작Lab’이었다.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목공 체험까지 가능해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들기의 즐거움’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현재존의 또 다른 특징은 참여형 문화의 확장이다. ‘머리가 좋아지는 뇌운동 체험존’은 교육적이면서도 오락적인 요소를 갖췄고, ‘플리마켓’에서는 대전 관광기념품 공모전 수상자들이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이 판매됐다.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기술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현재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미래존이었다. 대전이 과학도시임을 실감하게 하는 공간으로, 단순한 전시가 아닌 직접 체험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대전미래과학체험관’은 가장 인기가 많았다. 이곳에서는 춤추는 댄싱로봇이 리듬에 맞춰 움직이며 관람객을 맞이했고, 가상현실 속 모험을 경험할 수 있는 VR 체험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소방안전훈련 콘텐츠, 위성 모형을 직접 다뤄보는 해바라기 큐브 위성 체험 등이 마련됐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과학이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또한 미래존에는 독특한 즐길 거리도 많았다. ‘꿈돌이 슈퍼마켓’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0시축제와 함께 만드는 나만의 우표’를 제작할 수 있었는데, 이 작은 체험은 일상 속에 축제의 기억을 남기는 상징적인 활동처럼 느껴졌다. 대전의 미래 교통수단으로 기대를 모으는 친환경 수소 트램이 축제 현장을 달리며 실제 운행 모습을 선보인 것도 인상 깊었다. 축제가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대전이 준비하는 미래상을 시민에게 직접 체감하게 한 장면이었다.
이와 함께 축제 전역에서는 부가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됐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마련된 우수 소공인 오픈마켓에서는 질 좋은 생활용품과 특산품이 판매됐고, 목척교에 설치된 아이스호텔은 대형 미디어아트와 시원한 냉각 시스템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여기에 대전 선화동의 특화 골목인 ‘선화맛길’에서는 지역 상인들이 참여해 각종 먹거리를 선보이며 지역과 축제가 하나 되는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과거존, 현재존, 미래존을 차례로 거치며 느낀 점은 이 축제가 단순한 도시 축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 구역은 서로 분리된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의미는 ‘도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경험의 장’이었다. 과거를 통해 대전을 기억하고, 현재를 통해 즐기며, 미래를 통해 상상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신이 대전이라는 도시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체감했다.
대전시는 이번 축제를 두고 ‘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요금 없는 3무(無) 축제’를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을 찾았을 때도 질서정연한 운영과 청결 관리가 눈에 띄었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2025 대전 0시축제는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시간여행이자, 도시가 가진 정체성을 문화적 경험으로 풀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무대 공연이나 일시적인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역사와 일상, 그리고 미래상을 시민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이 축제는 대전의 새로운 여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